테슬라 다이너, Z 세대의 집 리믹스, 벤틀리 EXP 15, 도구없이 변경하는 자전거
2018년에 업클로즈 어메리카를 통해, 테슬라가 충전하는 동안 음식도 먹고 영화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는 글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단순히 컨셉만 잡는 거겠지~ 하고 넘겼는데, 정말 할리우드(Santa Monica Blvd)에 Tesla Diner를 7월 21일 열었습니다.
사람이 넘쳐날거 같아서 아직 가보진 않았어요. 거리도 멀고, 코스트코처럼 북적이는 공간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해서요. 아마 간다면 열기가 조금 가라앉을 즈음, 1년쯤 후쯤 가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소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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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Tesla Diner를 기획할 당시, 일론은 테슬라 다이너는 "Gonna put an old school drive‑in, roller skates & rock restaurant at one of the new Tesla Supercharger locations in LA", 즉 1950년대풍의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음식을 가져다주는 서버가 있고, 락 음악이 나오는 식당이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1950년대일까요?
한국은 그 무렵 한국전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미국의 1950년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낙관주의가 만연하던 시대였습니다. 자동차 디자인도 당시에 걸맞게 화려했는데, 번쩍이는 크롬 장식, 길게 뻗은 테일핀, 푹신하고 넉넉한 시트가 특징인 Ford Thunderbird 같은 차들이 럭셔리의 상징으로 여겨졌죠. 약간 허세 가득(?)한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시대의 차를 지금도 타고 다니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왼팔은 반드시 창밖으로 내밀고, 담배를 여유롭게 피우며 느긋하게 운전하는 백인 중년 신사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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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던 할리우드 블러바드에 Tesla Diner를 연 것은 아마도 철저하게 계산된 선택이었을 겁니다. 1950년대 레트로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되, 팝콘을 퍼주는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갖춘 이 다이너는 단순한 복고 공간을 넘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 복합 공간을 지향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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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차저 위치를 찾듯, 테슬라 스크린 안에서 Diner 위치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영상에 보면, 다이너를 클릭하면 하단에 햄버거 아이콘이 뜨고, 거기서 햄버거나 와플을 미리 주문할 수 있어요. 메뉴와 가격도 화면에 함께 표시되는데요—참고로 햄버거는 꽤 맛있다는 평이 많고, 와플 치킨 샌드위치는 별로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영화표도 미리 예매할 수 있다네요. 물론... 영화는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진 않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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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포장박스도 사이버트럭)
세부 사항이 궁금하시다면, 11시간을 기다려 입장한 분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테슬라 다이너를 요약하자면…
레트로 바이브 + 테슬라 브랜드 쇼룸 + 디지털에 지친 사람들이 모이는 오프라인 만남의 광장 + 신형 테슬라 전시 + 우주개척(화성) 홍보 공간(화장실).
대기줄이 좀 줄어들면 저도 한 번 다녀와서 직접 느낌을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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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도 리믹스 하는 Z세대
넷플릭스 영화 ‘84㎡’를 보고 나서 마음이 꽉 막힌 듯 답답해 있던 어느 날, 고등학교 10학년인 둘째 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는 엄마랑 계속 같이 살고 싶어."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 대학교와 동시에 아이들이 집을 떠날거라 생각했는데, 졸업하면 세상은 그들을 받아줄 자리가 있을까?
미국의 Z세대들은 주택소유를 불가능한 꿈으로 생각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재조립하여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집값은 끝없이 오르고, 고용과 임금은 멈춰 있는데 미국의 다음 세대는 이 불공평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혼자 살 힘이 없으면, 함께 손을 잡고 집을 산다.
2025년, 미국 National MI와 FirstHome IQ의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성인(18~24세)의 32%가 친구, 형제자매, 부모와 함께 집을 사는(co-buying) 방식에 긍정적이다. 이는 밀레니얼(18%)의 거의 두 배다. 특히 형제자매 간 공동 소유는 2023년 4%에서 2025년 22%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Z세대는 밀레니얼보다 ‘하우스 해킹(집 일부를 임대해 주거비를 상쇄)’에도 더 적극적이다. Z세대의 23%가 이 전략을 사용 중이며, 밀레니얼은 17%에 그친다.
물론 이 세대가 다들 거침없이 이상적인 꿈을 꾸는 건 아니다. Z세대의 56%만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 대신 유튜브나 ChatGPT 같은 도구를 활용해 스스로 재테크 감각을 키우고, 현실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자산 소유 전략을 짠다. 이들은 패션 디자인을 공동으로 만들고, 디지털 공간을 함께 소유하듯 이제는 현실 자산도 공동으로 설계하고 소유하려 한다. ‘소유’는 더 이상 혼자 버텨야 하는 독립의 여정이 아니라,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책임지는 유연한 구조로 의미가 바뀌고 있다.
👀 Kia는 이 ‘Co-everything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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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nna's Insight
공동소유 : 집 = 자동차
Co-create, Co-design, Co-Ownership은 집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Z세대의 집 구매 트렌드는 자동차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그럼 자동차는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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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화된 실내 공간: 내가 원할때 유연하게 좌석 구조를 바꾸고, 목적에 맞게 쉽게 조정 가능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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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된 사용자 프로필: 누가 타든 '나만의 설정'이 "즉시" 불러와지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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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파티션, 독립형 UX: 한 대의 차량 안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설계.
💡 디지털 디스플레이 패널 활용
- 차량 측면이나, 리어 범퍼부에 소형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현재 차량을 사용하는 사람의 이름, 인사메세지, 이모티콘 같은 것이 나타나게 연출(예: "Driven by Jenna C. 🌊", "Next Destination: Oceanside 🎨" 같은 형태)
- 차량 루프 or 후면에 공동 마크 삽입
가족끼리 공동 소유 했다면 Song Family 같은 대표 문구나 아이콘 표
- 비대칭 도어 패널
운전석쪽은 A소유자의 좋아하는 디자인, 승객쪽 도어는 V소유자의 컬러테마로 조화롭게 블랜딩되는 디자인의 외장색 칼라패널 제공.
위의 예시처럼 "외부 디자인에 각 소유자의 색상/심볼을 반영해 공동 소유임을 시각화"하는 자동차 예는 아직 현실에서 흔하지 않지만, 미래 지향적인 자동차 디자인에선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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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EXP 15 컨셉
이번 달 영국 크루에 위치한 벤틀리의 새로운 디자인 스튜디오 오프닝 행사장에서 공식적으로 공개된 EXP15 컨셉은 통념적인 디자인 미학적 균형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의 승/하차 경험"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춘 컨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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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비대칭으로 설계된 3도어, 3시트 구성. 얼핏 보면 단순한 실험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꽤 진지하다. 슬라이딩이 가능한 시트와 개방형 루프 구조는 그냥 예쁘기만 한 쇼 피스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계산한 결과처럼 느껴진다. 특히 좌석을 비대칭으로 배치한 건 눈에 띄는 시도다. 덕분에 승객은 익숙한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각도에서 차량에 접근하게 된다. 이런 방식은 기존의 ‘대칭이 곧 질서’라는 사고를 뒤흔들면서, 디자인이 어떻게 기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보기 좋으라고 만든 디자인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동선, 경험을 기반으로 짜인 ‘의미 있는 설계’에 가까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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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 깊은 설계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앞에서 뒤로 갈수록 다양한 디자인 언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섞여 있는 인상을 준다. 기존 벤틀리 특유의 클래식하고 중후한 분위기—둥근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절제된 크롬 장식처럼—이 이번 모델에서는 다소 희미하다. 너무 미래지향적인 느낌에 집중하다 보니, 한눈에 ‘이건 벤틀리다’라는 감각이 오지 않고, 오히려 브랜드 헤리티지와 단절된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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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디자인은 ‘진화’라기보다는, 얼핏 보면 웃고 있는 삐에로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벤틀리가 추구하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쩌면 생산 계획이 없는 콘셉트카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자유롭게 해본 것일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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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없이 변하는 공간과 디자인
벨기에 출신의 기계공학자 벤자민 드클레르크는 자전거와 화물용 자전거를 따로 구매하고 보관해야 하는 비효율성을 해결하고자, 도구 없이 모듈을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한 플랫폼에 통합했고,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냈다 - Urbanisto 바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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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모터를 탑재한 이 전기자전거는 세 가지 크기의 배터리를 제공하며, 모두 시트 튜브에 장착되는 방식이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최대 주행거리는 약 47마일에서 86마일까지 커버할 수 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Eurobike 2025에서 공개되었고, 이미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7,638),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UX 관점에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준다. 배터리, 모터, 제어 시스템을 공유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듈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가족용, 수납용 등 목적에 따라 구성 변경이 쉽고,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도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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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저 사인이 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의 공식 경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림만 봐도 무슨 주의사항인지 단번에 느껴져요.
이건 제 뇌피셜이지만, 나라마다 경고하는 방식이 좀 다른 것 같아요.
한국에 가면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이 문은 여는 문/ 고정문입니다”, “이쪽은 길이 아닙니다. 뒤로 가세요” 같은 문구들이 곳곳에 붙어 있죠. 경고인지 잔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정보량이 많고, 하루를 지내고 나면 그런 메시지들에 좀 지치는 느낌이 있어요.
반면 미국은, 경고문이 적은 대신 돈과 관련된 건 확실하게 강조하죠. “이 법 어기면 최소 벌금 얼마!” 이런 문구요.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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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경고 표지판 자체가 확실히 적어요. 여기에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보가 부족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위험을 알릴 때조차 꽤 미니멀하게 표현합니다.
이런 차이를 보고 있자면, 경고와 공공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단지 시각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기본 전제’를 드러내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전제로 하고, 한국은 공동체 내 질서를 위한 적극적 개입이 익숙하며, 미국은 ‘규칙 위반 = 금전적 손실’이라는 구조를 통해 행동을 통제합니다.
피로를 느낄정도로 친절하던, 돈 관련해서 확실히 경고하든, 결국 나의 행동이 가져다주는 결과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생각을 잘 하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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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Peters Canyon Rd. Irvine, CA 9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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